2일차. 헬싱키 스탑오버

헬싱키에 새벽 5시에 도착.

일단 공항 화장실에서 세수와 환복을 하고, 출국장 밖으로 나섰다.
북극의 차디찬 바람을 맞은 아빠를 위해 잠시 공항에서 아침을 먹으면서 쉬다가 헬싱키 시내로 이동하는 기차에 탑승했다.

기차샷

헬싱키 공항에서 시내는 기차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공항을 오가는 기차와, 시내에서 타고 다닐 트램 등은 일일 교통권을 사용했다.
1일에 1인당 11유로.

헬싱키역에 딱 내리니…

역이 멋있어

역이 멋있었다.
아니 무슨 근미래 SF소설 원작 영화에서 디스토피아가 된 세계관의 건물 같다.
저 문 좌우의 인간 조형물이 몬가… 몬가다.

트램 선로

헬싱키 시내 교통은 트램으로 다니는데, 새벽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어서 사진을 계속 찍었었다.


Allas Sea Pool

트램을 타고 먼저 Allas Sea Pool로 향했다.
엥 수영장이라고요? 네 수영장입니다.
9월 말에 동남아가 아니라 북유럽인데 바다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쪽은 따뜻한 물

바다 수영만은 아니고, 한쪽에는 따뜻한 물 수영장이 있고, 핀란드식 사우나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비행기 14시간 탔으니까 씻을 겸~ 수영할 겸~

1인당 22유로가 필요하고, 수영복과 수건은 가져오지 않으면 돈 주고 빌려야 한다.
이것 때문에 헬싱키에서 쓸 짐이 좀 많이 늘어났다. ㅎㅎ.
국제학생증이 있는 경우, 나이 상관없이 16유로.

추웠던 아빠는 여기 들어가기 전 샤워하는 곳에서 따뜻한 물을 맞고 살 것 같다고 하셨다…
긴 여행인데 시작부터 고생할 뻔했는데 사우나도 있고 따뜻한 물도 맞으면서 시작해서 다행인 듯했다.

따뜻한 물에서 먼저 수영을 했는데, 나이드신 분들이 정말 잘 떠다니면서 대화하고 계셔서 너무나 놀라웠다.
우린 냅다 자유형인데 저렇게 떠다니면서 대화하기 좀 부럽다.
시도해 봤는데 잘 안되더라.

그리고 발트해에 몸을 담가 보겠다고 가봤는데
일단 따뜻한 물에서 나오자마자 추웠고
발트해 수온은 17도였기에 발 한쪽 담그자마자 바로 도망갔다.

아무튼 발트해에 몸을 담가봤으니까…
여행중에 지중해에도 몸을 담가봤으니 유럽 남북의 바다를 모두 섭렵했다고 볼 수 있다.
내 발만.

사우나

핀란드식 사우나는 뜨겁게 달군 돌에 물을 뿌려서 증기를 내는 방식이다.
사진에선 안 보이지만, 버튼을 누르면 물이 뿌려졌는데 처음엔 그걸 모르고 물 떨어지는 영상 찍겠다고 기다렸었다… 바보 같으니


수영장에서 나와서 근처 시장 구경을 하면서 헬싱키의 아침을 즐기다가
암석교회로 유명한 템펠리아우키오 교회로 갔다.

암석교회

암석교회는 시내에서 살짝 떨어져있긴 하지만, 꼭 한번 가볼 만한 곳이다.

바위산 지하에 조성되어 있는 이 교회는 사진으로는 그 웅장함이 잘 담기지 않는다.
돌을 깎아 지하에 만들어서 생긴 음향감, 돌을 활용해 만든 독특한 인테리어

암석교회

너무나 놀라운 모습이었다.
현장에서는 사진보다 더 놀라웠는데, 공간이 주는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이 암석교회가 조성된 바위산도 올라가 볼 수 있는데, 바위산 주변에 다양한 십자가 조형물이 있다.


점심을 먹기 위해서 암석교회 근처의 Ravintola KuuKuu에 방문했다.
나름 핀란드 요리를 먹기 위해서 방문한 곳인데, 이번 여행 통틀어 제일 비싼 밥이었다. ㅋㅋㅋ

연어 스튜 연어 규이 사슴고기 소고기

Home Cooked Lunch, Beef Tender, Fish of the day, 3 Course를 시켰고,
연어 스튜, 연어구이, 사슴고기, 소고기가 다양하게 나왔다.

솔직히 연어구이, 소고기는 망하지 말자는 마인드로 시킨 음식
사슴 고기는 도전하는 음식
연어 스튜는 뭣도 모르고 시킨 음식이었다.

연어 스튜의 비주얼을 보고 처음엔 충격이었지만, 생각보다 너무 맛있었다.
사슴 고기는 순대 간 같은 맛이었고,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 식당 분위기가 참 좋았는데, 정말 로컬들이 찾아오는 로컬 맛집인 듯했다.
식당이 문 열기 전에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대가족이 우르르 와서 기다리더라.
찾게 해준 구글 지도야 고마워!


그 이후로는 유명하다는 상점가에서 사진 찍고… 유명한 서점 가고 했던 것 같다.

서점에서 무민을 발견하기도 했다.

헬싱키 하루 알차게 즐겼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으면, 공원이나 바닷가를 가서 자연을 좀 더 즐겼을 텐데
그럴 시간은 없었던 것이 살짝 아쉬웠다.

음식 좋고 도시 분위기 좋았으니 이 정도면 스탑오버 여행하기 딱 좋은 듯 하다.
북유럽 여행으로 한번 와볼까 생각도 들었고.


마드리드로 가는 항공편은 AY1661로 이베리아항공의 코드쉐어 편이었다. A321로 협동체.
비행시간은 4시간 반이었는데, 엄마 왈 최악의 비행이었다.

당연히 FSC 서비스는 거의 없었으며, 스페인 사람들의 왁자지껄 시장 분위기에서 비행기를 탔다.
오렌지 주스는 맛있긴 하더라.

돌아오는 길에 핀란드행을 탔을 때는 핀란드 사람들의 조용함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잠귀가 어둡고 피곤했던 나는 잘 잤다. ㅎ…


스페인 도착

스페인에 도착하니 어느새 밤이었다.
공항버스를 타고 택시를 타고 숙소에 도착.

숙소는 에어비앤비였는데, Sol 광장에서 많이 멀지 않은 곳에 잡았다.
근데 썩 치안이 좋아 보이는 동네는 아니긴 했다.

숙소 짐을 풀자마자 근처에 있는 까르푸에 가서 다음 날 아침 식사 거리를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 먹을 것도 대충 사서 왔는데
썩 맛있진 않았으므로 리뷰는 패스. 사실 뭘 먹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고 맛없었다는 것만 기억난다.

강행군으로 지쳐서 그런지 저녁도 대충 먹었고, 그대로 빠르게 취침에 들어갔다.


항목금액
알라스 씨 풀60유로
템펠리아우키오 교회15유로
아침 식사19.2유로
점심 식사 - Ravintola KuuKuu105유로
저녁 및 다음 날 아침 구매58.84유로
기타 간식8.6유로
헬싱키 1일 교통권33유로
마드리드 공항버스 및 택시23.9유로
합계323.54유로
원화453,225원

헬싱키에서 사용한 금액은 총 240.8유로, 약 34만 원.
마드리드에서 다음 날 아침 포함 82.74유로, 약 11만 원을 썼다.

나중에 정리해 보니 하루에 쓴 현금 최대치였다.
북유럽 물가가 쉽지 않긴 하다.
그래도 점심 맛있게 먹고 헬싱키 좋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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